[펌-기사]생각하게 하는 내용-폐기물 문제 - “도저히 다 못 줍는다” 선 넘은 ‘담배꽁초’ 쓰레기…믿기 힘든 ‘특단 조치’까…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얼마나 ‘골칫거리’면 이렇게까지”
바닥을 가득 메울 정도로 가득 찬 흰색 쓰레기. 흡연자들이 하나 둘 버린 담배꽁초가 길거리를 뒤덮은 모습이다.
그나마 단순 길거리에 버려진 건 양호한 수준. 흔히 하수구로 통칭되는 ‘빗물받이’에 담배꽁초가 버려진 경우, 청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일일이 상판을 드러내고 쓰레기를 주워야 하기 때문. 비교적 깨끗한 거리에서도, 빗물받이에만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 이유다.
빗물받이에 가득 쌓인 담배꽁초.[유튜브 ‘워너드림’ 채널 갈무리]문제는 단순 미관을 헤치는 데 그치지 않고, 홍수 등 기후재난을 유발한다는 것.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정은 더 취약하다.
이처럼 전 세계가 담배꽁초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 해외에서는 뜻밖의 ‘해결법’이 주목받고 있다. 도심 적응력이 뛰어난 ‘까마귀’를 훈련해, 담배꽁초를 줍게 하는 것.
언뜻 듣기에는 상상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일. 하지만 유럽권에서는 ‘까마귀 청소’가 이미 비용과 노동력 측면에서 그 실용성이 검증된 사례라는 주장도 나온다.
스웨덴 환경정화재단이 운영 중인 ‘콜비드 클리닝(까마귀 청소)’ 프로젝트 장면. 까마귀가 담배꽁초를 물고 있다.[스웨뒌 환경정화재단 홈페이지 갈무리]‘까마귀 청소’는 까마귀에게 담배꽁초를 주워 오면, 먹이를 지급하는 구조를 학습시켜, 상시적으로 청소가 가능하게끔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지난 2017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까마귀 청소 사업은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권으로 전파되고 있다.
원리는 수거 장치에 담배꽁초를 가져다 놓으면, 이를 인식해 먹이를 주는 구조. 담배꽁초가 아닌, 다른 쓰레기나 돌 등을 가져다 놓으면 먹이를 주지 않도록 설계된다. 이에 까마귀는 스스로 보상 체계를 이해하고 담배꽁초를 주워다 놓는 행위를 반복한다.
까마귀. [123RF]이같은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까마귀가 새로운 행동을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생물이기 때문. 심지어 퍼즐을 풀고, 사람 얼굴까지 구별할 수 있는 지능 수준을 갖췄다. 도시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특성도 있어, 청소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단순히 청소가 가능한 수준을 넘어, 비용적 측면에서의 이점도 밝혀졌다. 까마귀 청소의 스웨덴 환경정화재단은 최근 운영 중인 ‘콜비드 클리닝(까마귀 청소)’ 프로젝트 운용을 통해, 기존 청소 인력 대비 비용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담배꽁초로 덮힌 거리.[헤럴드DB]재단에 따르면 사람이 직접 담배꽁초 1개를 치우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은 약 100~25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까마귀를 활용할 경우 1개당 약 25원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럽 외 세계 각국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빗물받이, 하수구 입구에 담배꽁초 무단투기 문제는 최근 기후·자원순환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다. 기후변화로 전반적인 강수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빗물받이 막힘으로 인한 홍수 유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배수구가 담배꽁초로 막혀 있다. 김광우 기자.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배수구가 담배꽁초 등 비닐·플라스틱류 쓰레기로 막힐 경우 도심 침수 피해가 3배 이상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충남 당진 역시 괴물 폭우 당시 배수로가 쓰레기로 인해 막히며, 빗물이 역류해 침수가 발생한 바 있다.
심지어 담배꽁초 쓰레기는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도 유발한다. 담배꽁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필터는 플라스틱 재질. 빗물을 통해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갈 경우, 분해돼 다시금 우리의 몸으로 되돌아온다.
전북 군산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다음 날, 하수구에 담배꽁초를 쏟아붓고 있는 노인이 목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청소와 단속을 강화하기는 힘들다. 빗물받이 등 담배꽁초 청소의 경우 일반적인 거리 청소에 비해 더 높은 인력 투입이 요구된다. 통상 사용하는 빗자루 등 도구로 청소가 어렵기 때문. 무거운 빗물받이 상판을 드러내야 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이미 청소에 투입되는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홍수 예방을 위해 추가로 빗물받이가 설치된 영향. 서울시에 따르면 빗물받이 청소 예산은 2019년 94억원에서 2023년 기준 22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다른 지역, 국가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스웨덴 환경정화재단이 운영 중인 ‘콜비드 클리닝(까마귀 청소)’ 프로젝트 장면. 까마귀가 담배꽁초를 대가로 받은 먹이를 먹고 있다.[스웨뒌 환경정화재단 홈페이지 갈무리]사정이 이렇다 보니, 까마귀를 이용한 청소 방법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하지만 동물복지와 실효성 등을 고려하면, ‘까마귀 청소’의 보편적 도입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담배꽁초에는 니코틴·타르와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남아 있다. 이를 인간에 비해 피부나 호흡기가 약한 새들이 반복적으로 접했을 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아울러 인간의 책임을 회피하는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담배회사의 필터 제조 방식을 바꾸거나, 무단투기를 단속하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외면한 결과라는 것.
담배꽁초로 덮인 거리.[헤럴드DB]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담배꽁초 무단투기에 대한 벌금을 강화하는 등 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논점 흐리기 식 대안이 등장한 것”이라며 “먹이를 대가로 인간이 유발한 오염을 처리하라고 하는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통계청과 질병관리청 등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흡연율(2019년 기준)은 21.5%. 19세 이상 인구수를 기준으로 따지면 흡연자는 944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여기다 하루 평균 흡연량이 12.4개비인 것을 고려하면, 하루에 쏟아지는 담배꽁초 추정치는 1억 개비가 넘는다.
Comments

똘개이2
10:27
내가돌아왔다![전북 군산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다음 날, 하수구에 담배꽁초를 쏟아붓고 있는 노인이 목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https://t1.daumcdn.net/news/202512/01/ned/20251201204200286tykm.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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